스포츠와 윤리의 이해, 스포츠 글자를 내보이는 여성 모습

스포츠와 윤리의 이해

 

스포츠윤리의 독자성

일반윤리와 스포츠윤리는 무엇이 다른가? 스포츠윤리의 특성은 무엇인가? 스포츠윤리는 철학에서 다루는 일반윤리나 생명윤리, 학문윤리, 의료윤리, 경제윤리와 비교할 때 어떤 차별성을 갖는가? 이 질문은 근본적으로 스포츠윤리의 독자성과 필요성에 대한 논의와 맞닿아 있다.

 

스포츠윤리의 등장배경

스포츠계에서 일어나는 금지약물의 복용, 부정 선수와 부정 장비 사용, 심판 매수, 승부조작 및 담합, 경기장 폭력, 페어플레이 정신의 상실 등의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이슈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예방하고 건전한 스포츠정신을 확립하기 위해 스포츠윤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또한 스포츠산업의 성장에 따른 새로운 윤리적 물음이 제기됨에 따라 구체적인 윤리문제를 학문적, 특히 철학적으로 해명하며 그 해결책을 탐구하는 스포츠윤리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었다.

일반윤리는 어떤 사회의 문화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도덕적 이상들의 집합으로 나타나는 반면 스포츠윤리는 특정 분야, 즉 스포츠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요구되는 (규범이나(도덕적 기준)을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물론 스포츠윤리는 일반윤리의 이론적 토대와 근거를 포함하지만, 스포츠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직면하는 윤리문제 해결의 원리나 행위지침을 제시해주는 규범체계라는 점에서 독자성을 지닌다. 스포츠윤리는 스포츠 현상의 윤리적 실제에 관한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스포츠의 참여자로서 준수해야 할 행동 양식들을 제시하는 실천학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윤리의 특성

스포츠윤리가 갖는 특성 중의 하나는 다른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예방윤리로서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갖는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더 심각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쟁점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과 문제들을 다루고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그리고 각자의 행위에 대한 책임감을 스포츠 영역에서 고양하는 것이 스포츠윤리의 역할이자 필요성이다.

스포츠윤리가 갖는 또 다른 특성은 행위의 주체를 개인의 양심이나 덕성에 두는 ‘개인윤리’, 어떤 직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행동규범으로서 스포츠 연맹, 협회, 기업, 관청 등 스포츠조직들 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관련된 ‘직업윤리’, 그리고 개개인의 선택이나 양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개인들이 속해 있는 사회의 구조나 제도 자체의 개혁에 의해 비로소 윤리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 ‘사회윤리’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스포츠윤리는 응용윤리의 한 분야로 볼 수 있으며, 스포츠인으로서 개인윤리, 직업적 측면에서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강조하는 직업윤리, 사회의 구조와 질서, 사회제도의 틀을 거시적으로 문제 삼는 사회윤리적 측면을 모두 가지며, 예방윤리로서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윤리지식이란 사람들이 행동하는 데 요구되는 여러 기능적 능력의 응용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행동하는 데 응용되는 지식이다. 스포츠를 하는 사람의 목적은 스포츠를 잘 수행하는 것이다. 스포츠윤리는 스포츠선수의 역할이나 직업을 잘 수행하게 하는 기능적인 것이 아니라 훌륭한 선수, ‘진정한 스포츠인(true sportsperson)’으로서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삼는다. 따라서 스포츠윤리학이란 스포츠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옳으며(right), 어떤 목적이 좋은가(good)를 결정할 수 있는 근본 원리들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윤리에서 우리가 중점적으로 숙고해야 할 질문 영역은 3가지가 있다.

① 첫 번째 물음은 “스포츠윤리의 대상은 무엇인가?”이다.

○ 스포츠윤리는 규범적 판단을 요구하는 스포츠 행위와 현상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다양성으로 인해 상업주의, 국가주의, 도핑, 승부조작, 성 평등, 환경오염, 인권문제 등 그 주제의 영역 또한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목표는 무엇인가?”이다.

② 두 번째 질문 영역은 “스포츠윤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이다.

○ 스포츠윤리는 스포츠 행위에 있어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스포츠와 관련한 제도를 마련하는 데 있어서 방향과 결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③ 스포츠윤리가 중점적으로 탐구해야 할 마지막 질문 영역은 “스포츠윤리는 어떤 방법으로 그 대상을 연구할 것인가?”이다.

○ 달리 말하면, 스포츠 행위의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스포츠윤리의 이론적 접근방법에 대한 물음이다.

 

스포츠윤리의 필요성과 목적

 

스포츠윤리의 필요성

체육인들이 스포츠윤리를 공부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오늘날 스포츠는 현대인의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이제는 중요한 생활의 일부분이고 영향력을 가진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그러나 스포츠산업의 성장 이면에는 승리에 내몰리는 선수들 사이에 약물복용, 승부조작, 심판매수, 폭력과 구타 등 많은 비윤리적인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제 스포츠에서 윤리는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스포츠선수들에 대한 스포츠윤리 교육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스포츠는 우리 삶에 좋은 가르침을 준다. 그러한 가르침 중의 하나는 인종, 성별과 나이를 초월해서 오직 실력으로 땀의 대가를 분명하게 평가하는 ‘정정당당함’이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심판 매수 및 승부조작 등과 같은 비윤리적인 사건들로 인하여 스포츠 행위가 사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고, 스포츠에 있어 윤리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이 싹트게 되었다. 반칙을 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정정당당히 페어플레이를 통해 승리하는 것이 더욱 값지다는 것을 스포츠인 모두가 증명할 수 있는 직업적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스포츠윤리의 목적

스포츠윤리의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는 스포츠에서 제기될 수 있는 중요한 윤리적인 쟁점들을 미리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스포츠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인 사례들을 학습함으로써 그것이 어떠한 상황인지를 분석하고, 장차 유사한 상황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습득시키는 것이 스포츠윤리의 목적이다. 즉,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때 그것을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기법들을 학습시키는 것이다. 요약하여 말하자면, 스포츠윤리의 목적은 “스포츠인의 도덕적 자율성 함양’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적 자율(moral autonomy)이란 도덕적 문제에 대해 비판적이고 독립적으로 사고함과 동시에 이러한 도덕적 사고를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상황들에 적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스포츠윤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스포츠인들의 도덕적 자율성을 함양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러나 많은 경우 스포츠에서 나타나는 윤리적인 문제는 대단히 복잡하며, 여러 가지 윤리적 원칙들이 충동하는 경우도 있다.

스포츠윤리의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스포츠윤리의 목적은 윤리적 선택이 명백하고 무엇이 옳은 일인지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옳은 일을 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에서 제기되는 복잡한 윤리적인 문제들을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가장 바람직한 방식으로 그러한 윤리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훈련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윤리와 스포츠인의 윤리

스포츠윤리를 세분한다면, 스포츠윤리에서 스포츠인의 윤리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분에서 스포츠윤리는 스포츠 상황에서 발생하는 윤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행동이 옳으며, 어떤 목적이 좋은가를 결정할 수 있는 기준과 원리를 제시하는 것에 주목하는 반면 스포츠인의 윤리는 스포츠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도덕적 품성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③ 일반적으로 스포츠윤리는 이러한 윤리문제 해결의 근본적 원리 측면이나 개인의 도덕성 측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이런 측면들이 모두 스포츠인의 윤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구분은 인위적인 구분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스포츠윤리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구분을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

스포츠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직면하는 여러 가지 윤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요구되는 윤리적 원리는 일반윤리가 요구하는 도덕적 표준과 행동원리들과 동일하다. 다만, 일반적 윤리의 원리들보다 스포츠 상황을 분명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즉, 스포츠윤리는 일반윤리가 제시하고 있는 근본원리에 기초하여 특별히 스포츠 행위에서 요구되는 도덕적 원리에 중점을 둔다. 스포츠인의 윤리가 스포츠인이 갖추어야 할 도덕적 품성을 말한다면, 여기에는 여러 가지 미덕이 다루어진다. 스포츠인은 스포츠인이기 전에 하나의 자율적 인간이며 여러 가지 관계를 맺고 있는 사회적 존재이므로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품성을 갖출 것이 요구된다. 정직, 성실, 정의, 용기 등의 덕목이 그러한 것들이다.

그런데 특별히 스포츠인이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관계 맺는 사람들 사이에서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 있다. 물론 그것은 일반윤리에서의 덕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스포츠인으로서 더욱 강조되는 것들이 있다. 공정성, 정정당당함, 배려, 정의, 용기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덕목들은 스포츠선수의 역할이나 스포츠 관련 직업을 잘 수행하게 하는 기능적인 것이 아니라 훌륭한 선수, ‘진정한 스포츠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도덕적 품성이 되어야 할 것들이다.

스포츠인은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윤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원리들에 대해 이해하고 있고 그것을 적절히 사용하여 문제해결을 해낼 뿐 아니라, 스포츠인으로서 바람직한 도덕적 성품을 갖추고 그것을 발휘함으로써 스포츠인의 삶에서 도덕적으로 성공적일 수 있어야 한다.

 

참조 : 스포츠 윤리 기초 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