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윤리의 관계, 남녀선수가 악수하는 모습

스포츠와 윤리의 관계

스포츠와 윤리의 관계

일반적으로 스포츠는 제도화된 규칙에 따라 승패를 겨루는 경쟁적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고, 윤리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범으로 간략히 정의할 수 있다.

이처럼 이들 정의만 본다면 스포츠와 윤리는 서로 분리되어 전혀 무관한 별개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 같다. 얼핏 볼 때 스포츠와 윤리는 상반되는 것 같기도 하다. 윤리의 기본이 남의 입장도 생각하는 것이라는 면에서 윤리는 이타적인 성격이 강하다. 반면에 오늘날 스포츠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가 되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남과 경쟁해 이기겠다는 매우 강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인간은 본성에서 우세하게 나타나는 자기 이익에 대한 집착이 스포츠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는 스포츠 현장에서 속임수와 폭력으로 흔히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와 윤리는 관계를 맺게 마련이다. 왜 그런 것일까?

스포츠는 윤리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둘은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스포츠가 윤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은 스포츠가 갖는 특성상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스포츠가 인간의 삶과 무관한 활동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스포츠는 인간의 지혜와 윤리 관념이 투입된 정신작용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즉, 스포츠는 공동체사회의 문화와 관습이 반영되어 발전해온 문화와 전통의 소산이다. 그래서 혹자는 스포츠를 당대의 삶과 사회를 반영하는 ‘인생의 축소판’ 혹은 ‘사회의 거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스포츠에서의 행위는 단순히 개인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적기준에 의해 판단하는 윤리문제로 이슈화되기도 한다.

인간은 모두 자기가 하고 싶은 바를 충족시키려는 욕구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 욕구의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바로 이런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에 윤리라는 것이 생겨난다. 윤리가 갈등 해소의 원칙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윤리란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날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가, 어떤 행위를 바람직한 행위라고 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이러한 선택과 판단을 규정하는 것이 바로 윤리의 과제이다. 스포츠가 윤리와 갖게 되는 것은 이런 윤리의 과제가 개인이 살아가면서 하는 일반적인 선택들뿐만 아니라 스포츠 상황 속에서 부단히 직면하는 선택들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스포츠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옳으며 어떤 목적이 좋은가를 결정할 수 있는 근본 원리를 탐색하는 것이 스포츠윤리의 과제이다. 달리 말하면, 스포츠 윤리란 스포츠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행동하는 데 요구되는 행동원리, 도덕적 표준 또는 도덕적 특성에 관한 탐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스포츠윤리는 일반윤리학이 제시하는 윤리적 원리와 도덕적 덕목에 기초하여 특별히 스포츠인의 행위에서 요구되는 도덕적 원리와 중요한 도덕적 덕목들에 대해 고찰한다.

 

윤리적 행위로서의 스포츠

스포츠는 룰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경쟁적인 신체활동이다. 특정 종목의 신체활동은 반드시 일정한 공간과 시간 및 기회의 제약을 받는다. 축구의 경기시간과 경기장의 규격, 9회까지로 제한된 야구의 공수교대와 마라톤의 코스 등, 스포츠는 인간의 신체활동을 일정한 형식에 의해 통제한다. 이처럼 경기 중 허용되는 신체활동의 범위를 정해놓은 약속의 체계를 규칙 (룰)이라고 한다. 따라서 스포츠는 본질적으로 규칙의 준수라는 도덕적 행위를 요구한다. 축구에서 골키퍼를 제외한 선수가 손을 사용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만일 공을 잡고 뛰는 선수가 있다면 경기장 밖으로 추방될 것이다. 스포츠는 규칙을 이해하고 규칙에 맞는 움직임을 몸으로 익힌 선수 간의 신체적 탁월성을 경쟁하는 놀이이다. 이때 경쟁의 필요조건이 규칙의 준수에 대한 약속이다. 약속은 그 자체로 도덕적 행위라고 할 수 없으나 어겼을 경우 도덕적 비난을 받게 된다.

또한 스포츠는 경쟁적인 신체활동이어서 반드시 승리와 패배라는 불평등한 결과를 낳는다. 한쪽의 승리는 다른 쪽의 패배를 의미하고 그 역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승자와 패자의 구분은 경기의 과정 자체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때 수긍하게 된다. 공정한 시합이란 규칙의 동일한 적용과 정정당당한 경쟁을 말한다. 따라서 공정성은 승패의 불평등한 결과를 도덕적으로 수긍하게 만드는 스포츠의 본질적 조건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스포츠는 도덕의 기본이 되는 여러 요소들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 스포츠에 있어서 모든 행위는 선수의 기분이나 성격에 따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도덕성의 표현이다. 스포츠윤리도 궁극적으로 승리의 욕구와 규칙의 준수라는 당위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황금률(GOLDEN RULE)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12). “내가 하고자 하지 않은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논어) 등과 같이 자신이 바라거나 바라지 않은 것을 상대방에게 하라, 하지 말라는 사고는 도덕의 출발이자 기본이다. 이를 ‘황금률’이라고 한다.


참조: 스포츠와 윤리의 이해